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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던 책들

[ 우리는 연결 되어 있다]우리는 실이 아니라 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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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테세우스의 배

나는 나인가 아닌가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에서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루스를 물리치고 아테네의 젊은이들과 서른 개의 노가 달린 배를 타고 아테네로 돌아왔는데 그 이후 이 배는 아테네인들에 의해 데메트리오스 팔레레우스의 시대 까지 유지 보수 되었다. 부식된 헌 널판지를 뜯어내고 새 목재를 덧대어 붙이기를 거듭해 원래의 널빤지는 하나도 없는 이 배를 이르러 철학자들 사이에서 어떤이들은 배가 그대로 남았다고 여기고, 어떤 이들은 배가 다른 것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테세우스의 배 역설’이라고 말한다.
우리몸을 구성 하는 약 37조개의 세포의 수명은 불과 며칠에서 몇 주밖에 안될 정도로 짧아서 계속 순환하고 있다. 길어봤자 7년정도의 세포의 수명으로, 태어날때의 세포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는 나는, 나인가 아닌가? 게다가 우리몸에는 인간 세포보다 박테리아 세포가 더 많다. 이런 세포 들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을 조종하면서, 우리의 자율성을 더욱 훼손한다. 나의 몸은 나의 것인가 아닌가?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철학적으로 답을 도출하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테세우스의 배’이고 ‘나의 몸’이였던 답이 생각을 거듭할수록 엎치락뒤치락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영과 혼도 이 물질에 포함되는건가 아니면 몸을 이루는 분자만을 말하고 영혼은 별개의 정신세계로 간주되는가 오랫동안 생각했다. 요즘 들어 서양의 책들이 동양의 철학에 물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요즘은 그 어느때보다 자아와 주체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미래는 불행하다고 자기 자신을 찾으라 말하는 시대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자신에 대해 주권을 가진 개인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말하고 있다.

p21
우리가 인생에서 집착할 정도로 기르고 ,지키고 , 논하는 중심 된 독립적인 '나'라는 존재가 환상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점차 나오고 있다.

 


기존의 관념을 뒤흔드는 정의에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어 열심히 읽었는데, 작가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연결 되어 있다.

빅뱅의 결과로 별이 생기면서 수소와 헬륨이라는 두 원소로 전환되었고 우리 몸의 원자들은 여기에서 유래되어서 칼 세이건의 말처럼  별 부스러기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모든 자연과 생물이 같은 원소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소도 30억 년 전 생명이 시작된 이래 사막과 극지방을 거쳐, 어류와 조류를 거쳐 , 공룡 몸을 거쳐, 끊임없이 순환된 그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수 백년전 위인이나 천재들이 머릿속의 신경세포가 표현하는 생각들을 종이 위에 옮기면, 후대의 독자들이 이 신경세포를 이어받아 생각이 연결되고 책을 통해 다른 개인들과 사고 과정과 성격까지 공유할 수 있으며,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와도 공유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에 일어나거나 앞으로 일어날 모든 생각은 이론적으로 이미 우리 머릿속에 거의 무한대로 존재하며, 물리적으로 연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초능력이라고도 하고 전생이라고도 표현하는건 아닐까 싶은데 내가 읽었던 몇몇의 책들에서도 유사한 말들이 나왔고 특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억>에서는 거의 같은 개념으로 전생의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꺼내 쓰면 된다고 표현했었다.



자기 주체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자기 주체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책에서 추천하는 한 방법은 명상이다.

p264
명상은 많은 사람에게 연민과 공감을 비롯해 다양한 긍정적인 이점을 가져다준다. 짧게는 2개월 뒤에 자기 중심성이 줄어든 것과 관계해 뇌에는 측정할 수 있는 물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오랜 연습을 통해 상당한 변화가 계속 누적된다. 명상을 하면 뇌가 '디폴트 모드'로 들어가서 자아가 관련된 뇌 영역의 활성화가 줄어든다. 디폴트 모드는 우리가 복잡한 일을 하지 않을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다. 우리의 뇌는 휴식을 취하지 않고 종종 자아에 집중하거나 깊은 생각에 잠길 때 상당히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을 연구자들이 알아냈다. 명상을 통해 자기 집착을 줄이는 이면의 기제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우주에서 점 하나를 찍은 만큼이 우리 은하계이고 대분이 텅 빈 상태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래서 인간은 당연히 고독한 존재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읽은 '우주의 가장 먼 곳에서 온 원자가 우리의 몸안에 모인 것이다.'라는 말은  우리가 고립감을 느낄 때 위로가 된다. 숨을 쉴 때마다 수 억년의 역사와 우주의 만물들과 연결되어있다는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사고를 전환하게 된 순간이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많은 사람들의 말로를 굳이 들춰 보지 않아도 알수 있다.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모아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와서 집단지성의 힘을 느꼈을때, 혼자여서 한계가 느껴졌지만  사람들과 같이  해서 가능했던  많은 일들을 경험해 했을 때 '우리'로 연결 되어 있음을 느낀다. 완벽한 '실'이라 자랑하지 말고 애당초 훌륭한 '천'이었고 멋진 '옷'이었음을 알아가는 지혜를 배워야겠다.